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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연아
내가 생각하는 한 글
글자와 글자 외의 공간은 칼같이 나뉘어 있지만 글자를 그릴 때는 그 경계가 모호하게만 느껴진다. 한글을 그리다 보면 획은 별로 없어도 흰 종이에 점 하나를 찍는 것처럼 어려운 글자들이 종종 있다. ‘니’가 나에게 그런 글자이다. ㄴ과 ㅣ의 사이의 공간은 생각보다 미묘하기에 공간이 커 보여 공간을 줄여 놓으면 다음 날에는 좁아 보여 다시 넓히게 된다.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종종 지쳐버리는데, 그럴 때마다 답은 없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일밖에 없음을 떠올린 뒤 묵묵히 다시 작업을 이어 나간다.
작가 소개
타입디자이너. 영화와 사진처럼 프레임 안에서 펼쳐지는 세계를 좋아한다.
https://www.instagram.com/yona_kim_yona/