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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나리
내가 생각하는 한 글
‘즐’이라고 하면, 2000년대 초반 내 또래 사이에선 장난스런 비속어로 쓰였다. 주로 상대의 말을 차단하거나 대화를 끊어낼 때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. 이 단어가 완전히 잊혀진 요즈음, 어머니의 문자에서 ‘즐~’이라는 문자가 날로 빈번해졌다. 다른 세대에서는 ‘즐산, 즐일, 즐주말’과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의 인사말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. 누군가에겐 자칫 비속어로 느껴질 수 있으니, 즐겁고 경쾌한 곡선이 우선적으로 읽히도록 리듬감있게 디자인했다.
작가 소개
서울에서 학사를 졸업한 뒤 독일 브레멘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,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에서 활동하는 독립 디자이너이다. 그래픽,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매체에 따른 물성을 탐구하며 작업하고, 컴퓨터와 소통하며 웹을 시각표현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에 흥미를 느껴 웹을 이용한 그래픽 작업을 한다. 때로는 공예스럽게 디자인을 대하고, 디자인스럽게 무언가를 만든다.
https://nagizin.com/